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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얼른 당신에게 질리길 바라세요.”

아그니스 캠벨

[Agnis Campbell]

Pure-Blood

Male | 201cm, 89kg

November 3rd, 2000 [Scorpius]

Gryffindor, 7th Grade

[ Style ]

  •  붉은 손끝마디는 상처가 가득했다. 창백한 피부에 거뭇한 눈가, 또렷하게 상대를 보는 붉은 눈은 보석처럼 형형했다. 햇빛을 받으면 더욱 빛났고, 어두운 곳에 있자니 검붉게 잠식해가는 것만 같은 싸늘한 눈이다. 회색 기운이 도는 은백색. 어느 집안 자식인지 바로 알아보겠네. 교복은 단정히. 가끔 내키면 망토를 두르곤 하나 보통 없이 다니곤 한다. 누드색 입술 끝에 걸린 비죽 웃는 듯한 미소를 지으며 제 인상을 마무리하곤 했다. 별다른 이유 없이도 쉽게 미소를 지워버리나 금세 다시 곡선이 떠오른다. 까득. 물고 있던 사탕을 깨물고 또 비죽 웃었다. 확실히 이전보다 저 웃는 모습이 많이 늘어서 그를 볼 때마다 거의 웃고 있는 모습이긴 했지만, 좋은 의미는 아닐 것이다. 역시나 당최 웃는 상도 아니어서 밝게 웃는다는 상상같은 건 어색하기만 하고. 

  •  또래에 비해 골격이 월등히 좋고 길쭉하니 키가 큰 편이라 저 나이대에 비해 성숙했다. 곧 성인을 앞두고 있긴 했지만, 사복만 입으면 정말 구분도 못할 정도로. 호그와트에 재학 중인 학생들중에서 가장 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발은 검은색의 무광 단화. 전체적으로 매사 사납고 거칠 것 같은 인상대로 별다른 용건이 없다면 부르지 않는 게 좋다. 온몸에 능준히 여유로움을 두른 그의 거리낌 없을 낮은 미소와 걸을 때마다 하늘거리는 백색 머리카락은 여전했다.

[ Character ]

  • [강한 집중력의 소유자.]
    -  한 가지 일에 열중하고 있자면 주위를 완벽히 차단시키곤 했다. 책을 읽거나, 다른 생각에 잠기거나. 그를 부를 때 어떠한 반응도 하지 않는다면 무시가 아닌 단순히 무언가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저 경이로울 정도의 집착과 같은 집중력으로 무언갈 달성해 내고야 만다. 본래부터 집중력이 뛰어난 덕이다. 다만 제 관심을 다 쏟아붓고 나면 금방 질려서 관둬버리는 일이 부지기수. 아니, 필연적으로 끝이 그러했다. 최대의 장점이 최대의 단점으로 이어지는 건 유감이라고밖에.

  • [쾌락주의자.]
    - 혼전과 난투를 즐기는 둥 앞뒤 모두 안 가리는 사람이 되었다. 다만 그게 허용되는 건 자신의 기준 선 안에서. 때문에 겉보기론 함부로 폭력을 휘두르진 않았다. 학교 내에서 막무가내로 싸우고 다니지도 않았고. 아이러니하게도 전보다 더 사근사근해졌고 교우관계도 나쁘지 않은, 어찌 보면 이상적인 전체적인 인상. 그만큼 참아두던 걸 풀어낼 수 있어서인지, 다른 곳에 흥미가 생겨서인지는 모른다. 그래도 그의 기분이 나빠 보인다면 되도록 피해 가는 편이 상책. 현시대가 어떻든 저 마이웨이인 저돌적인 성격은 쉬이 사그라들지 않을 테니까. 가히 본성이라 말할 만큼 그를 나타내는 것들이니. 상식선의 사람은 아님이 분명하여 그에게 준거기준을 대며 평범과 일반적, 이라는 말로 재단하면 곤란하다.
      다만 이 마법사 세계에서의 권위와 우월감, 차별에서 난 폭력을 반기지 않았다. 반기지 않았을 뿐인가, 싫어하는 축에 가깝다. 이해하려 해도 귀찮은 부분만 따라올 것 같다. 언제나 중심은 자기 자신, 그리고 자신의 흥미. 

  • [모순적인 인물.]
    - 앞서 서술한 막무가내일 것 같은 그를 완전히 뒤집는 것들이 있다. 바로 그가 모순적인 인물이라는 점이었는데, 흡사 저주와도 같을 정도로 모든 것에 쉽게 질려버리는 성격 때문이다. 저 쾌락을 추구하는 것도 과연 언제까지 이어갈지.  새로운 관심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이 다음의 자신은 어떤 모습일지. 자기중심적인 면모가 깔려있어 남의 눈치를 깊이 살피진 않으나 섬세하기는 또 섬세했다. 감사의 인사라거나 사과의 말이라던가. 당연한 것들이나 그게 재깍 나오기는 쉽지 않다. 물론 이전과 달리 진중하기보단 가벼운 느낌이었지만. 날카로운 듯 부드럽고, 투박할 것 같으면서도 섬세했으며, A와 B 중 A가 좋다고 말한 주제에 관심 없는 모습을 보이거나. 남에게 상처를 입히고 싶지 않으면서도 상처를 입히는 쪽에 관심을 보이거나. 예측불허다.  
      때때로 그는 위선을 자처하기도 했다. 그, 를 나타내면서도 그가 나타내려는 것, 즉, 꾸며내지 않는 예능같은 거다. 그렇게 생각한다.

[ Etc. ]

  •  11월 03일생. 제법 쌀쌀한 날에 태어나서인지 추위엔 강하지만 더위엔 약해서 퀭한 얼굴로 앉아있는 게 여름 일과 중 하나였다. 탄생화는 브리오니아, 꽃말은 〈거절〉. 탄생목 호두나무, 정열. 전갈좌.
      

  •  캠벨 가의 기나긴 역사를 논하자면 꽤 오랜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저 이웃 아일랜드 땅에서 일어선 마법사 (웨일스, 스코틀랜드, 아일랜드….) 들은 11세기 이전부터 곤혹한 상황을 버티고 피가 통하는 이들의 절망적인 풍랑에 견디어 지금에 이르게 된다. 저들끼리 똘똘 뭉쳐 그 면적을 넓혀가 캠벨이라는 그 이름들을 빛내며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막강한 권력과 재력을 가진, 귀족의 이름이라 앞세워 이후까지 꾸준히 저 고귀한 이미지를 유지해 순혈 가문을 대표한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알만한 사람은 모두 아는 극 순혈주의 가문, 이었다. 가문이 만들어질 때부터의 성향으로, 마녀사냥 이후로는 특히 심해졌다. 그렇게 1920년대 이전까지는 캠벨 가는 알만한 사람은 모두 아는 극 순혈주의 가문이었으나, 가주가 바뀌고 나서는 절대적인 중립을 유지하게 되었다. 절대라는 말은 위험한 것임을 그들도 안다. 그럼에도 절대를 자처했었으나, 다시 또 시간이 흘러 집안의 주인이 바뀌고, 암흑의 시기를 거쳐가며 과거처럼 순혈주의를 내세우게 되었다.
     사상 이전에, 그 문제보다도 오래전부터 대외적으로 보이는 자신들의 이미지를 더 중요시 여겼다. 다른 혈통의 마법사들을 직접적으로 폄하하거나 낮잡아 보는 것을 교양 없다 받아들여, 그 이미지를 따라 기사도 및 노블레스 오블리주적인 모습을 내세웠으나 ‘같은 순혈 마법사’ 들에게 더 관대했다는 것도 사실이다. 귀족의, 귀족을 위한, 귀족에 의한 가문. 혈통도 혈통이나, 보다 개개인의 행동과 품성을 특히나 더 중요시 여겼으며 그러한 사람들이 모여 집단이 된 가문이 그의 가문이었다. 그렇기에 우스갯소리로는 자연스레 마법사 세계의 ‘귀족’을 대표하는 가문이 된 셈.  

      
      아주 먼 친척까지 모두 같은 성을 쓰는 경우도 많았지만 본가로 인정하지 않았다. 마법사들에게 알려진 캠벨 가문이란 본가의 극소수 일원들을 말한다. 대대로 백-회색 머리칼과 붉음의 정도가 다를 뿐 붉은 기를 내는 눈동자를 가졌다. “색 조합만 봐도 너희들이 어느 가문 사람인지는 알겠다.” 누군가는 그리 말했다. 
     

  •  자신을 소개할 땐 자연스레 이네오(Igneus), 아니면 캠벨. 짤막하게 제 소개를 하고 말았다. 그 외의 별칭이나 애칭은 기각. 물론 상대를 부를 때에도, 상대와 가까워 보이는 애칭같은 건 사양하는 편이다. 
      

  •  “~입니까? / ~인가요?”, “~습니다. / ~어요.” 와 같이 말투는 기본 존댓말. 자신을 지칭하는 말은 〈나〉 상대를 지칭할 땐 〈너〉나 〈당신〉. 자신의 물건을 말할 땐 말장난인지 뭔지 〈아그니스의 것 (Agni's)〉 이라 한다. (아마 말장난을 꽤 좋아하는 듯…….) “뭐 어때서… 그야 이게 내 이름이잖습니까.” 그의 성격이 보이는 별난 습관들이다. 또 버릇없어 보이는 거라면 자기중심적인 면모가 보이는 상대방의 말 끊기. 가끔은 무시의 의미도 있지만, 대부분 다른 얘기나 빨리 하고 싶다는 의미다. “됐고, 다른 얘기나 합시다.” 그렇게 제 좋을 대로 거친 말만 할 것 같지만 의외로 부드럽고 차분한 목소리로 의외의 말이 튀어 나오기도 했다. 죄송해요, 감사합니다. 그런 솔직한 거. 
      

  •  국적은 영국. …이나, 그들 가문 일원인 웨일즈어가 섞인 영국식 발음이 아닌 제네럴 어메리칸(General American)의 것을 쓴다. 두 억양이 섞여 호주와 비슷한 느낌이 나는데, 기본적인 단어 선택도 달리 한다던가. 꿋꿋하게 미국식 영어를 쓰곤 했다. 신입생 때는 교수님을 부를 때도 선생님(Teacher)라 했다가 모두의 눈길을 받은 적이 있다. 
      

  •  애완동물은 없다. 여태껏 뭔가를 길러본 적이 없고, 하다못해 작은 식물조차도 관리해본 적이 없는 것이다. 그래서 이제 와서 키우자니 아직은 아닐 것 같다고 본인 쪽에서 거절. 동물을 싫어하진 않는다. 좋아한다면 좋아하는 편. 졸업하면 큰 개를 길러볼까,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생각만. 어디까지나 깊은 관심은 없다는 의미다.
      

  •  호불호. 좋아하는 건 농구, 단 음식들, 단 간식들, 스윗한 거, 달기만 한 거, 달기까지 한 거, 하여간 단 것들 전부. 싫어하는 건 할로윈 때 단 거 안 주는 사람을 싫어했고, 자신을 지루하게 하는 사람, 지루한 것, 사상을 강요하는 것, 등등. 이외에도 더 생길 예정이지만 역시 제일 싫은 건 질리는 것이다. 그 무료해지는 감각을 참을 수가 없다. 좋아질 것 같은 건 재밌는 것, 흥미가 가는 것… 전부. 몸을 움직이는 걸 좋아해서 운동도 꾸준히 하고 있다. 힘이 (특히 악력이,) 센 편. 
      

  •  여전히 승부욕이 없다. 정확히는 ‘타인’과의 승부욕이 없다. 자기 자신을 목표로 두는 것도 이젠 하지 않았다. 이미 달성한 것 같고… 다른 분야가 생기면 모를까. 만약 당신이 그에게서 당신과의 내기나 승부를 걸었다면, 당신에게 지대한 관심을 쏟고 있는 것이라 보면 된다. 그런 사람이 이제 있을까 모르겠지만…. 적어도 이곳에선.
      

  •  퀴디치. 이전에 몰이꾼을 했었고, 경기의 흐름을 좌우하는 에이스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저학년임에도 뛰어난 성적을 보였다. 만, 무슨 이유인지 2년도 채 되지 않고 퀴디치는 관둔다는 선언을 하고 나왔다. 팀의 에이스답게 아쉬워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책임감 없다 하는 사람도 있었으나 곧 짜증스런 표정을 짓는 그를 보고 입을 다물었다.
       

  •  확실히, 신입생 때부터 모범생 소리를 달고 달았던 대로 시정잡배만한 모습은 영 설득력 없었으나 착실히 뛰어난 학업 성적과 퀴디치 성적을 유지하며, 따라 마법 실력을 고사하고 장소에 따라 제대로 차려입기도 하는 둥 확실히 귀족집 자제같은 모습을 갖추곤 했다. 예의는 차리고, 매너도 올곧게. 그리고 또 질렸다며 다시 신입생 때처럼, 아니, 보다 더 느슨하게 풀어졌다가 이젠 또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바른 모양새다. 꾸미지 않은 예능이 좋다고 했잖아. 

[ Wand ]

  • 산사나무, 12인치, 용의 심금, 단단함.

  •  호그와트에 입학하기 전, 그는 올리밴더스의 지팡이 가게에 당당히 들어가자마자 지팡이 상자 하나를 꺼냈다. 열자마자 메캐한 연기가 풍겼으나 아랑곳 않고 제 손에 착 붙는, 매끈하면서도 조금씩 각지게 깎인 그 느낌이 좋아서 냉큼 사버렸다. 그저 눈에 들어온 걸 골랐을 뿐이긴 하지만, 자신이 먼저 집어 든 것에 의의를 두었기에 다른 지팡이들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이게 내 처음이구나 싶은 기분이었어서. 지팡이를 잡자마자 주위에서 옅은 바람이 훅 불어왔던 것도 한몫했다. 뭐든 다 신기했을 때다. 저를 데려와준 집안사람이 말하길, 이 지팡이를 길들이려면 꽤 걸리겠구나, 라는 말을 했다. 귓등으로 듣는 듯 싶으면서도 뭐가 어떻든 내가 길들여보이고 말겠다는 첫 도전 목표가 생기기까지 해서, 아그니스는 퍽 마음에 들었다. 이름까지 지어주는 건 오반가?

  • 가벼이 넘겼던 걸 후회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처음으로 마법을 쓰기를 거부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후 조금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극복했지만, 그 순간엔 여러모로 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우습게도 애써 지팡이를 길들이고 나니 이렇다할 목표가 사라졌다. 되려 그 뒤로는 마법을 쓰기 수월해졌다. 그걸 유감이라 생각하고 있으니, 참 모순적인 인물답게 제 지팡이도 마찬가지였다.

  • [ 해러드 S. 애튼버러 ]
    - 신입생 때 가벼이 했던 약속을 계기로, 어쩌다보니 서로의 비밀을 공유하게 된 사이. 지금도 그 약속이 유효한 것인진 모르겠지만… 약속 이전에 제 비밀을 말하기 유일하게 꺼려지지 않은 상대. 그뿐 아니라 자신을 도와주겠다 말하는 그를 내칠 이유가 없었다. 앞으로도 대부분 진실, 로 대답하지 않을까. 비밀 친구라 하나요, 이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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